누구보다도 강한 상대를 원해. 내 혼을 산산조각내고, 소울스트림에서 영원히 찢어놓을 수 있을만큼…

이름
펜리르. 본명인지 가명인지는 불확실하다. 애칭은 ‘펜'이나, 그를 애칭으로 부르는 이는 없다.
나이
언뜻 보기에는 20대 초반 정도로 보인다. 그러나 시선에서 드러나는 불멸자의 권태감과 아득한 세월을 숨길 수는 없었다.
성별
원하는 대로 성별과 나이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밀레시안에게 성별을 따지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는 늘 남성의 모습만을 고집했다. 여성의 모습으로도 다닐 수 있을 터인데 왜 남성의 모습만 고집하냐고 묻는다면 그저 이 모습이 가장 익숙하고 편할 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종족
자이언트. 타 종족들에 비해 큰 키와 건장한 체격에서 그가 자이언트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밀레시안이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자이언트들과는 다르게 엘프에게 적대감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단순히 적대감을 보이지 않는다기보단 엘프와 자이언트 간의 갈등 자체에 관심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외관


환생할 때마다 모습을 바꾸는 것을 즐기는 여느 밀레시안들과는 달리, 그는 거의 비슷한 모습을 고집하곤 했다. 핏기 없는 어두운 색 피부에 보라색이 옅게 감도는 은빛 머리칼, 야성적으로 뻗은 눈썹과 날카로운 눈매, 한 쪽은 흰색, 한쪽은 검은색인 눈동자에 왼쪽 눈에 길게 남은 흉터 자국까지. 일부분이 조금씩 달라지는 일이 있더라도 저러한 요소로 그라는 것을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 옷은 거의 흰 옷을 고집하는 편. 피가 튀어 엉망이 되는 일이 잦았으나, 크게 개의치 않는 듯했다.
성격
▪︎ 전투광
단순히 호전적인 편이라 하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전투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상대가 강하고 쓰러뜨리기 어려울 수록 더욱 흥분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적을 도륙하고 그 피로 손을 적실 땐 싸늘한 광소마저 터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적을 발견하면 종종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들곤 했기에 전투가 끝난 뒤의 그의 모습은 늘 만신창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체할 수 없는 희열을 만면에 띠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 무관심한, 권태로운
억겁의 세월을 살아온 불멸자들이 으레 그렇듯이, 그의 눈에도 진득한 권태감이 묻어있었다. 전투 외에도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도시를 오가며 교역도 종종 하는 편이지만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저 필요성을 느껴서 하는 것일 뿐이라고.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무관심하다. 다른 이들에게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는 하나, 상대가 다난이건 밀레시안이건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고 지내는 듯하다. 그러나 제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선 안으로 상대를 들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어쩌면 상대가 선 안으로 들어왔다고 착각하도록 행동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특징
완전한 죽음에 대해 늘 궁금해 한다. 저도 수많은 죽음을 겪어보긴 했지만, 매번 새로이 환생했기 때문일까. 전투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자신에게 완전한 죽음을 선사해줄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죽임당하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상대와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전투를 벌인 뒤 종국에 죽음을 맞이해보고 싶다고 말하곤 한다.
에린의 영웅이라는 칭호와는 달리, 비인간적인 면모 탓에 가끔 안 좋은 뒷소문이 돌곤 한다. 에레원 등 그와 친분이 있는 몇몇 인물들이 뒷소문을 최대한 막아보려 노력하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인 본인은 개의치 않는 듯하다.
주 무기는 양손검과 방패. 듀얼건과 스태프도 가끔 사용하는 편이나, 적을 도륙할 때의 느낌이 별로 좋지 않다며 웬만해서는 꺼내지 않는다.
모리안이 자신을 도구 취급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리안에 대해 별다른 악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다. 모리안에게 이용당하는 대신 그 과정에서 강한 상대와 종종 전투를 벌이곤 했으니 나름 수지가 맞다고 생각하는 모양.
과거
요란한 총성과 고통에 찬 비명, 누군가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전쟁터는 그의 생애의 전부나 다름 없었다. 글자보다 무기를 사용하는 법을 먼저 배웠고,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는 법보다 제 고용비를 협상하는 법을 먼저 배운 그는 자연히 용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장에 직접 나설 자신이 없는 겁쟁이들이 건넨 돈 몇 푼을 손에 쥐고 발을 내딛을 때면, 순식간에 주변은 엉망으로 찢어발겨진 시체만 남은 지옥도로 변하곤 했다. 내쉬는 숨은 극독이며, 두 손은 저승사자의 갈퀴와도 같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미 괴물이나 다름 없었던 그에게 인간성은 마모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희열을 찾을 수 있는 방법마저 타인의 목숨을 손에 쥐는 것 외에는 휘발되어버렸었다. 그렇게 날마다 전장을 떠돌던 그는, 찰나의 방심 탓에 심장을 관통당해 눈을 감았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를 걸어둔 채로.
그러나 다시 눈을 뜬 곳은 저승이 아닌, 에린이라는 땅이었다.